시인
-00.09.25.
썩어야 산다.
기르는 목숨 많은 농투성이,
썩지 않고는 못 산다. 살 수가 없다.
썩지 않고는,
흙 속으로도, 바람 속으로도 들락하지 못 한다.
마음의 허리도 바람맞을 수 없는 지경이면
남도(南道) 두엄 아래 낮게 홍탁으로 뜨듯이 엎드려야 한다.
돌아가고픈 몸도 삭이고
일용할 하늘님 아버지도 잘 삭아 사시게
살아야 썩는다.
썩지 않으니 죽지도 못 하는
죽지 못 하니 살 수도 없는
살 수 없으니 썩지도 않는
그런 목숨은 이미 목숨이 아니라서
몸을 떠난 독(毒)도 독이 되지 못 한다.
홀로는 썩을 수 없는 것,
상대가 있어야 독도 이롭다.
썩어 죽지 죽어 살지 살아 썩지 못 하는 생면부지의 고요란
아이들이 예뻐지고 있는 세상만큼이나 위험해서
흙 밖으로 바람 밖으로 날락할 수 없다.
썩지 않을 독은 상대가 있어도 독이 아니다.
썩어야 산다.
기르는 목숨 많은 농투성이,
썩지 않고는 못 산다. 살 수가 없다.
썩지 않고는,
흙 속으로도, 바람 속으로도 들락하지 못 한다.
마음의 허리도 바람맞을 수 없는 지경이면
남도(南道) 두엄 아래 낮게 홍탁으로 뜨듯이 엎드려야 한다.
돌아가고픈 몸도 삭이고
일용할 하늘님 아버지도 잘 삭아 사시게
살아야 썩는다.
썩지 않으니 죽지도 못 하는
죽지 못 하니 살 수도 없는
살 수 없으니 썩지도 않는
그런 목숨은 이미 목숨이 아니라서
몸을 떠난 독(毒)도 독이 되지 못 한다.
홀로는 썩을 수 없는 것,
상대가 있어야 독도 이롭다.
썩어 죽지 죽어 살지 살아 썩지 못 하는 생면부지의 고요란
아이들이 예뻐지고 있는 세상만큼이나 위험해서
흙 밖으로 바람 밖으로 날락할 수 없다.
썩지 않을 독은 상대가 있어도 독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