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위로 사전(박성우) 난망하다. 난 망했나? 쉰이 넘었는데도 위로를 받겠다는 난 망했나? 시쳇말처럼 이번 생은 글렀나? 박성우 시인의 삶을 향한 핍진한 시선에 기대 쉰 살과 그 너머의 삶을 들여다보며 바라기 어려운 내 삶을 내려놓고 내게 바라는 게 있는 이들의 삶을 좀 들여다봐야겠다. 좋은冊 2023.11.05
최은미 <마주> 서평 마지막 페이지의 책장을 덮으며"내게 필요한 것들이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게 좋다."는 주인공 '나리'의 진술 속에서 제목 를 길어올렸다. 눈과 귀는 내어놓은 채로 입과 코를 막고 살아가고 있는 절반의 익명성을 가진 '*은', '*선', '*주' 씨들과의 팬데믹 시대의 삶의 양상 속에서 "곤두설 대로 곤두선 채 숨죽이고 있는 공기"처럼 툭. 툭. 툭. "얼굴 보여주세요"라는 말이 인사가 된 시대의 소시민들의 일상이 와닿는다. 얼마쯤 취한 채 살아가늣 그들은 '천사의 몫을' 남긴 게 아닌가 싶다. 좋은冊 2023.10.15
호랑이가 눈뜰 때 우주군 세빈 생도의 첫 항해에서 펼쳐지는 삼촌 ‘환‘의 반란과 반란군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세빈의 활약상과 세빈을 돕는 생도들의 협력상이 멋지게 펼쳐진다. 우주군으로서의 야망이 어떻게 펼쳐질지, 세빈은 ‘해태호‘ 선장이 될 수 있을지 속편을 기대해본다. 좋은冊 2023.06.27
불량한 자전거 여행 "은찬이는 울다가 웃었지만 나는 웃다가 울고 싶었"지만 난 응원하다가 그들과 함께하게 될 만큼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자전거로 한라산을 넘는 거랑 비슷했다. 높을수록 아름다운 길을 내려오지만 그 전에 힘든 오르막이 먼저"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지만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호진이를 통해 알게 되었다. "여행을 끝내는 게 아니라 더 먼 곳으로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라는 호진이 생각을 따라 나도 먼 곳으로 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같이 지옥을 달리고 같이 천국에서 쉬는" 여행, 그리고 삶. "살아가는 건 보이지 않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여행"이라는 말이 뜨겁게 뭉클거린다. 좋은冊 2023.04.22
코뿔소 모자 씌우기 족제비를 찾으러 먼 길을 나섰다가 못 찾고 돌아온 집 근처에서 족제비를 만나듯, 외롭고 쓸쓸한 우리 마음 한 구석에는 도깨비, 코끼리, 올빼미, 메추리, 달팽이, 가오리, 용, 토끼, 빙고, 번데기, 미끄럼틀 들의 노래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어서 우리가 찾고 있는 것들이 가까이 있음을 알려준다. 좋은冊 2023.04.02
사라진 소녀들의 숲 오백 년 전 편지로부터 발화한 불이 번진다. 작가의 마음을 뒤흔든 한 통의 편지가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기어이 역사적 상흔을 들춰내 당대 제주 사람을 넘어 우리 시대의 모두에게 던지는 물음은 끊이질 않고 이어지고 다시 묻는 듯하다. 역사의 소용돌이는 왜 약하디 약한 소녀들에게 더 가혹해야만 했는지를, 와 지켜주지 않앟는지를, 이 가혹함이 현재진행형이 아닌지를... 좋은冊 2023.01.26
러브 몬스터 가제본 서평 오늘 도착한 가제본 소설 '러브 몬스터'. 잠깐의 쉼도 허락하지 않았다. 세 시간도 되지 않은 채 돌파해버린 몰입감 찐 100%로 정주행해버릴 만큼 숨막히는 전개와 구성. 결말이 무척 궁금하다. 기대하시라 두구두구두구... 좋은冊 2023.01.20
아버지의 해방일지-정지아 나에게 나와 같던 존재였던 아버지. 이데올로기에, 국가에 빼앗긴 아버지. 한때 한 몸이나 같았고, 나의 우주였던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정겨운 듯도 역겨운 듯도 한 혈육의 죽음을 둘러싼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났다. 이야기가 오지다. 격랑 같은 현대사를 평화롭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읽다가 가끔 책날개에 박힌 소설가의 사진을 봐야 했다. 그의 얼굴에 숨은 파란만장을 찾으려 했다. 좋은冊 2022.10.28
유에서 유 - 오은 의식적으로 살아가거나 살아남거나 - 오은 『유에서 유』 작품 곳곳에 시인의 의식이 못처럼 박혀 있다. 대가리가 안 보일 정도로 박힌 못, 벽면과 동일선상에 박힌 못, 툭 튀어나온 못, 똑바로 박힌 못, 비뚤게 박힌 못, 나사못, 콘크리트못, 힘을 세게 가한 못, 어루만지듯 살살 돌려 박은 .. 좋은冊 2016.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