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페이지의 책장을 덮으며"내게 필요한 것들이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게 좋다."는 주인공 '나리'의 진술 속에서 제목 <마주>를 길어올렸다. 눈과 귀는 내어놓은 채로 입과 코를 막고 살아가고 있는 절반의 익명성을 가진 '*은', '*선', '*주' 씨들과의 팬데믹 시대의 삶의 양상 속에서 "곤두설 대로 곤두선 채 숨죽이고 있는 공기"처럼 툭. 툭. 툭. "얼굴 보여주세요"라는 말이 인사가 된 시대의 소시민들의 일상이 와닿는다. 얼마쯤 취한 채 살아가늣 그들은 '천사의 몫을' 남긴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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