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웅 <거인을 보았다> - 창비 밥상 때문에 벌어진 일 - 백상웅 『거인을 보았다』 ‘거인’을 ‘가난한 생계’라고 읽는다. 어찌해볼 수 없이 붙어 있는 그러나 보이지 않는 가난, 나라님도 구제를 못하는 가난은 분명 거인이다. 어쩌지 못하는 거대한 그 거인은 시집 여기저기서 몸 바꿔 출몰한다. 괴물로 짐승으로 .. 좋은冊 2013.12.04
이영광 '아픈 천국' 朝刊新聞의 訃音들 - 이영광 『아픈 천국』 ‘유령’ 자체가 모순이다. 죽었는데 살았으니. “사람이 아니라고 여겨서/죽였을 것이다/사람입니다, 밝히지 못하고/죽었을 것이다”(「유령3」)라고 읽었으니 창과 방패가 모두 웃는 모순이 아니고 둘 중 어느 하나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되.. 좋은冊 2013.03.12
기형도 안개외투를 입은 사내 진작 외투를 벗어버린 나는 가끔 옛일을 더듬어 가며 옷걸이에 걸어 둔 외투를 입어볼 뿐이다. 벗을 수 없어서 입은 채로 가버린, 아무 것도 입을 게 없는 빈집 같던, 그는. 짙어가는 안개에 절여질 대로 절여진 외투를 입고 가서 올 줄 모르고, 나는 오지 않는 그를 .. 좋은冊 2012.10.24
김진완 <모른다> 맨손으로 코를 -김진완 『모른다』를 읽고 엄지와 검지로 콧방울을 쥐고 코를 풀며 어딜 가나 그는. 손수건 없이. 스냅을 이용해 묻은 콧물을 떨어내고는 바지춤에 쓰윽 문지르고 팔소매로 코를 훔치며 가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콧물은 가는 내내 나올 것이므로. 걸으며 때론 코 .. 좋은冊 2012.02.21
꿈꾸는 소년의 태도 꿈꾸는 소년의 태도 유희경 『오늘 아침 단어』 내 안의 있는 나의 울음. 그 울음을 듣는 소년은 아득한 시간을 가진 이를 부러워하며,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음으로 인해, 미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존재를 자각한다. 그러므로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조차, 꿈을 꾸듯 꿈에 대한 생각을 한다. .. 좋은冊 2011.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