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할매의
밤농사
-00.09.27.
세상 밖이신 外할배 할매 따순 곳에 옮기신다 산 사두고, 오늘은 머리 허연 자식들이 날 받으러 지관을 대동하고 부여 땅도 밟는다고 새벽밥을 지어 먹었다.
추석이 열 하루가 지나고 추분이 왔다. 밤과 낮이 같아지려면 한 사나흘은 더 있어야 한다는 기상캐스터의 예보를 듣고, 아침이 늦은 나는 가을볕을 받으며 책을 주섬주섬 챙겼다.
할매 일흔 일곱 잡순 사월 초파일 날, 불공 드리러 가신다고 목욕재계하시고 화장실서 나오시다 쓰러지셨다. 할배 곁으로 가시는 데는 석가가 태어난 날로부터 구일이 더 걸리셨다. 정리하실 게 있었던 모양이신데 그날로 말씀이 없으시고 눈도 뜨시지 않으신 채로 구일 동안 가셨다. 그날 새벽공양은 받으셨는지,
삼촌은 육남매 가운데 장남이자 막내이자 독자인데 큰누님 큰아들하고 같이 자랐다. 딸 다섯 두시고 정읍 두승산 꼭대기 암자에 일 년 열두 달을 한결로 치성 드리니, 산신님 칠성님이 감복하여 금쪽 같은 잘 여문 두쪽 불알을 내리셨다한다. 삼촌도 아비는 기억에 없다 한다.
독서실에서 돌아와 이른 저녁을 먹고, 늦도록 올림픽 관전을 하다가 통신을 했다. 사용자가 많아서 들어가기도 힘이 들었다. 자정이 넘어서 묵직한 자루를 두 자루나 들고 힘겨워 하시는 아버지가 등산화 끈을 풀고 들어서셨다. 마루 한 가운데 오늘자 신문을 펴시고 자루를 엎지르시니,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워매 땀흘린 것 좀 봐, 햇것들이라고...' 아버지는 우리가 젤로 많이 가져왔노라 하셨다.
바닥 일기예보면이 풍성히 젖어 늦은 밤, 생밤 깎아 베어 물으니 올 한해가 고스란히 터져 흐르며 밤이 밖으로 길어지고 있었다.
세상 밖이신 外할배 할매 따순 곳에 옮기신다 산 사두고, 오늘은 머리 허연 자식들이 날 받으러 지관을 대동하고 부여 땅도 밟는다고 새벽밥을 지어 먹었다.
추석이 열 하루가 지나고 추분이 왔다. 밤과 낮이 같아지려면 한 사나흘은 더 있어야 한다는 기상캐스터의 예보를 듣고, 아침이 늦은 나는 가을볕을 받으며 책을 주섬주섬 챙겼다.
할매 일흔 일곱 잡순 사월 초파일 날, 불공 드리러 가신다고 목욕재계하시고 화장실서 나오시다 쓰러지셨다. 할배 곁으로 가시는 데는 석가가 태어난 날로부터 구일이 더 걸리셨다. 정리하실 게 있었던 모양이신데 그날로 말씀이 없으시고 눈도 뜨시지 않으신 채로 구일 동안 가셨다. 그날 새벽공양은 받으셨는지,
삼촌은 육남매 가운데 장남이자 막내이자 독자인데 큰누님 큰아들하고 같이 자랐다. 딸 다섯 두시고 정읍 두승산 꼭대기 암자에 일 년 열두 달을 한결로 치성 드리니, 산신님 칠성님이 감복하여 금쪽 같은 잘 여문 두쪽 불알을 내리셨다한다. 삼촌도 아비는 기억에 없다 한다.
독서실에서 돌아와 이른 저녁을 먹고, 늦도록 올림픽 관전을 하다가 통신을 했다. 사용자가 많아서 들어가기도 힘이 들었다. 자정이 넘어서 묵직한 자루를 두 자루나 들고 힘겨워 하시는 아버지가 등산화 끈을 풀고 들어서셨다. 마루 한 가운데 오늘자 신문을 펴시고 자루를 엎지르시니,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워매 땀흘린 것 좀 봐, 햇것들이라고...' 아버지는 우리가 젤로 많이 가져왔노라 하셨다.
바닥 일기예보면이 풍성히 젖어 늦은 밤, 생밤 깎아 베어 물으니 올 한해가 고스란히 터져 흐르며 밤이 밖으로 길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