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데칼코마니

sihatogak 2020. 11. 11. 08:46

데칼코마니

 

 

 

당신을 펼치면 내가 나오고

나를 펼치면 당신이 나오는

 

당신도 나도 아닌

그걸 이별이라 하자

 

짓이겨진 바탕

헝클어진 색깔

 

당신과의 사랑도 그러했으니

이별은 언제나 필연이었으니

 

당신이 나로 내가 당신으로 펼쳐질 일 없으리

 

아름다웠을 뿐

어지럽도록

미끄러웠을 뿐

 

내가 나로 당신이 당신으로 돌아갈 일 없으리

 

눈이 눈을 보는 것처럼

혀가 혀를 뱉는 것처럼

 

놀라웠으니

끔찍했으니

 

이걸 사랑이라 하자

나도 당신도 아닌

 

나를 펼치면 당신이 나오는

당신을 펼치면 내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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