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칼코마니
당신을 펼치면 내가 나오고
나를 펼치면 당신이 나오는
당신도 나도 아닌
그걸 이별이라 하자
짓이겨진 바탕
헝클어진 색깔
당신과의 사랑도 그러했으니
이별은 언제나 필연이었으니
당신이 나로 내가 당신으로 펼쳐질 일 없으리
아름다웠을 뿐
어지럽도록
미끄러웠을 뿐
내가 나로 당신이 당신으로 돌아갈 일 없으리
눈이 눈을 보는 것처럼
혀가 혀를 뱉는 것처럼
놀라웠으니
끔찍했으니
이걸 사랑이라 하자
나도 당신도 아닌
나를 펼치면 당신이 나오는
당신을 펼치면 내가 나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