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오소리감투

sihatogak 2014. 10. 8. 11:38

오소리감투

 

 

 

 

일요일엔 처음 들른 이수역 남성집

 

애인이랑 먹던 집에 아내를 데려갔는지

아내랑 먹던 집에 애인을 데려갔는지

 

서로 먹겠다고 다투는 일 없이

순댓국 두 그릇 시켜놓고 그녀와 대낮을 보냈다

 

들어올 때 그녀는 비닐봉지를 찾았다

처음 산 등산화 걱정

 

신발은 누구도 책임지기 싫은 물건에 속할까

 

넉 잔쯤 비웠을라나 나중에 데려간 이가 떠오를 듯,

했으나 먼저 데려간 이도 떠오르지 않았다

 

방구들 밖에는 등산화가 팔 할이 족히 넘어보였다

걱정될 만했다

 

아마도 등산화들은 관악을 타고 내려왔을 텐데

그녀와는 어느 산도 오르지 않고 이곳으로 왔다

 

이곳에는 새 등산화 길들이는 사람도 왔다

 

그녀는 오소리감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 같고

시키지도 않아서 먹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만 같았다

 

일요일에도 책임질 일은 안팎으로 넘쳐났다

순댓국에 순대가 왜 없냐는 그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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