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내일 궁합

sihatogak 2014. 10. 8. 11:49

내일 궁합

 

 

 

 

한 봉지 들통 난 궁합 오늘 따 마시네

잘 어울린다 믿었던 새우깡에 맥주캔

변치 않는 봉지에 담긴

수런거린 날들 잊지 않고 있네

애들이 다 그렇지 뭐

우리 누구에게나 잘 어울린다 믿었던 날들

이름 바꾼 병맥주에게도 제격이라 믿은 날들

학생회관 벽보의 모꼬지 날짜들이 바람에 흔들려도

흔들릴 내일이 없었으므로 아무 걱정도 쓸데없었지

애들이 뭐 다 그렇지

오늘 궁합이 더 잘 맞을 거라는 생각

어제의 궁합은 뻣뻣해서 고소했다네

배꼽 다시 이을 수는 없고

여자애들을 통과해 내일의 딸들은 태어났다네

줄 서 있는 더럽게 쪽팔린 오늘들에 붙들려

다시 한 봉지의 오늘을 딴다네

남자애들이 그렇지 뭐 다

53초마다 한 번씩 여자애들의 살을 떠올리듯이

오늘 우리의 궁합은 쉴 새 없이 바삭해서 말랑하다네

줄 서 있는 오늘이 내일 들통 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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