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전족

sihatogak 2008. 10. 28. 10:30

전족

 

 

오랜만에 일찍 집에 들어간다 불이 켜지고 아이들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집을 굴리는 성능 좋은 배터리가 된 나는 세 아이를 우주선에 태워 계수나무 아래에 눕히고 아내의 잠든 양말을 벗긴다 발에 바셀린을 발라 주무르면 아내의 몸이 열리기 시작한다 종아리에서 세 아이의 칭얼거림을 듣고 아내의 살림살이를 허벅지에서 더듬어 본다 어깨에 이르러 아내의 말라가는 女子에 흐느끼다 목덜미에서 아내의 男子를 만날 때 이내 아내의 차꼬가 풀리고 아내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또 술 퍼먹었어,에 화들짝,

 

나는 아내를 다시 눕히지도 못하고 내 거시기에는 비단이 친친 묶인다 정신을 차려 보니 아이들도 계수나무도 온데간데없고 집이라는 커다란 궁혜에 들앉아 밥상머리를 앞에 두고 있다 내 은밀한 욕망이 없는 공간, 삶아 뜨거운 닭 뱃속에 발을 집어넣어야 연꽃발이 될 수 있는데 아내는 발톱을 감추지 않은 채 내게 커다란 집을 요구한다 크고 더 헐렁한 커다란 집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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