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뒤로도 아빠

sihatogak 2010. 5. 3. 20:07

뒤로도 아빠

 

 

새로 이사 온 과천에서 관악산에 오른다. 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과 친구 되는 일요일. 그 흔치 않다는 도롱뇽과 가재를 잡아 세 아이와 너덧 시간을 친구로 지내고 플라스틱 페트병에 든 서먹한 도롱뇽과 가재를 도로 풀어 놓고 집으로 오며 걸음이 가볍다.

 

이만하면 됐겠지,

 

늘, 놀면서도 심심하다고 하는 둘째 녀석. 새로 사귄 동네 친구와 맞닥뜨렸다. 씽씽카를 타고 있는 친구와 더 놀면 안 되느냐고, 이참에 인심 크게 쓴다고 자전거까지 내어 주니, 신이 난다. 두 발 자전거 타는 녀석을 보고, 에이 씽씽카는 너무 시시해 하며 어깨에 둘러 메고 쪼르르 집으로 들어간다. 짜잔 등장하는 세 발 자전거. 놀면서도 늘 심심한 두 발 자전거가 시시하지 않은 세 발 자전거와 해가 넘어가도록 페달을 밟는다.

 

돌아오는 길에 녀석에게 친구의 이름을 묻자, 맞갖잖아 하는 녀석 하는 말.

 

앞으로도 우태우 뒤로도 우태우

뭐라고?

앞으로도 뒤로도 우. 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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