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女王 리-보통

sihatogak 2008. 6. 17. 09:25
 

女王 리-보통*



  화성 보통리 저수지에 가면 리보통이라는 카페가 있다 먹고 마시다 오줌 누러 가면 화장실에 소변기는 없고 좌변기 위 타일벽에 <작은 일도 왕이 되어 앉아서>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조심하라는 이야기인데 처음에는 무시했다가 자리가 길어져서 왕은 좀 그렇고 해서 女王이 되었다 리보통이란 이름은 보통리를 거꾸로 한 이름인데 <왕>이란 활자 위에 새겨진 그럴싸한 왕관 문양처럼 거세가 참 간단하게 이루어진 셈이다


  世宗路는 大王의 길이다 보통은 가기 힘든 길 그 길 1번지에 찻집도 술집도 밥집도 아닌 푸른 기와집이 있다 그 기와 아래 앉아서 볼일을 본 치들 저마다 뒤처리가 힘들어 서서 일을 보지 않고 女王 리보통처럼 앉아서 볼일을 본다 안 묻히려고 앉았을 텐데 앉아서 본 일은 뒤처리가 구리다는 사실을 매번 잊는다 그래서 天下第一福地에서 설사로 똥오줌을 튀긴다 왕의 親耕地**였던 그곳에서 기와를 인 기와장이를 구린내로 참 간단하게 내친 셈이다


*리-보통(Ly-Botong) :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에 위치한 카페

**친경지(親耕地) : 국왕이 몸소 농사 지어보던 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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