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궐 너머

sihatogak 2014. 10. 8. 12:44

궐 너머

 

 

 

밤에 사랑을 잘못 써놓고

아침에 몸과 맘이 둥글어지는 건

요사이 생긴 일

자궁이라도 들어섰는지

궁 안에 염치와 아량이라도 키우는지

뻣센 결기가 무르다 못해 변덕만 같고

새벽에 뒤척거리느라 엎치락뒤치락

그마저도 봄비 같은데

넘나들어 모자라는데

왜 여기에다 부려놓고 다른 델 생각하게 하는지

지난밤의 오기가 차라리 아름답다

관광객처럼 들락거려도 성곽은 여전히 벽

막을 것이 넘쳐나는지

지킬 것이 남았는지

무덤 같은 벽에

잘못 써놓은 사랑의 내력은 누가 읽을지

그보다는 들어가야 할지 나가야 할지

밤에 사랑을 잘못 써놓고

아침에 몸과 맘이 둥글어지는 건

요사이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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