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ㅅ*
ㅂㅅㅇ
비읍 다음에 시옷이 오고
시옷 다음에 이응이 놓입니다
앞의 차례에 비하면
생뚱맞고 모양도 순서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봉숭아 하고 불러봅니다
담벼락 아래를 걷는 아이의 열 손가락이 환하게 대답합니다
ㅋㅌㅍ은 알파벳 같습니다
컴퓨터 자판에 손을 올려봅니다
불러도 불러도 찾을 수가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커피를 마셔 봅니다
가슴이 빠닥빠닥 합니다
가까워도 멀기만 합니다
ㄱㄴㄷ은 보기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걷는다 라고 써봅니다
담벼락 아래를 걸어 봅니다
길 저만치에 ㅎ이 홀로 떨고 있습니다
ㅎ이 꽃보다 더 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ㅎ에 자음과 모음을 섞어
세상에 없는 할머니를 그려 봅니다
ㅎ의 주름은 꽃주름을 닮았습니다
그래서 ㅎ만으로 꽃을 피웁니다
꽃이 펴야 봄날이 갑니다
꽃피는 겨울은 세상에 없습니다
겨울이 꽃을 기다릴 뿐입니다
아파하며 ㅍㅓㅇ ㅍㅓㅇ
*○○은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