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그릇

sihatogak 2005. 7. 3. 22:24
그릇              - 02.04.08


그릇의 크기나
무엇을 담느냐로 나쁠 일은 아니다.
많이 담을 수 있는 큰 것 따로
적게 담을 수 있는 작은 것 따로
아니면
된 것을 담을 수 있는 넓적한 것과
묽은 것을 담을 수 있는 옴팍한 것
따로 따로
생김새대로 쓰임이 있을 터인데
나쁠 일은
그릇이 큰데도 부러 조금만 담고자 하거나
작은데도 부러 넘치게 담으려 할 때,
된 것이 옴팍한 것에 있는 것은 그렇다더라도
묽은 것이 넓적한 것에 옮아가 있을 때
그럴 때는 참을 수 없을 만큼 나쁘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고칠 수도 있기 때문에
나쁘다
소용 없는 일에 화내면 안된다
소용 있는 일에는 나는 화가 난다

'성률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순  (0) 2005.07.03
결혼 삼년차  (0) 2005.07.03
아내의 무덤  (0) 2005.07.03
싸움  (0) 2005.07.03
야간자율학습  (0) 200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