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발자전거 수리공
아버지는 세발자전거 오른쪽 뒷바퀴다
구르고 굴러서 막 하늘로 오르는 나비가 되었다
완전변태한 아버지를 아들과 뵈러 가는 길
삼베로 둘둘 말려 고치가 된 지 사 십 구 일
아들 가슴에 삼베나비로 남아 날지 못하던 낡은 바퀴
세발자전거 때문에 어머니와 싸우시던 낡지 않은 시절의 아버지를 기억한다
그날 이후로 가슴에 핀이 꽂혀, 좌우로 떨어져 있는 뒷바퀴에 대해 생각했다
49일의 변태 기간 동안 찌그러진 왼쪽 바퀴를 펴드려야 했다
아들과 세발자전거를 탄다
그새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고
왼쪽 바퀴는 여전히 울다가 웃는다
아니다. 아버지는 바퀴가 아니다.
남겨진 바퀴들에 봉인된 슬픔의 핀을 뽑아 모으는 낡아가는 집이다
아버지는 세발자전거를 하늘로 띄우는 수리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