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참빗
sihatogak
2006. 7. 6. 16:19
참빗
할머니
달력을 펴놓으시고
머리 빗으신다
날짜가 바닥으로 향하게 해놓고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흰 맨바닥에
머리 올 머리 올 흰 머리 올
떨어진다
피 먹은 깨 떨어진다
손톱에 뜬 달의 힘으로
흰 바닥에 붉은 별 띄우신다
바닥 다시 뒤집지 못하고
날짜를 누르다만 가신다
달이 가고 해가 가도
붉은 별 지지 않고 가려워
할머니, 하고 불러본다
요새 빗은 너무 성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