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결혼

sihatogak 2005. 7. 3. 22:16

결혼                 -01.11.29.

 

그대를 생각하는 자리에 오늘 또 앉았다.
맞춤법을 틀리지 않으려고 하듯이
나는 그대에게 틀림없고 싶은 마음으로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을 보내고 앉았다.
가르치는 일이란 때론
속내를 가식 있이 보이는 것이라는 씁쓸한 생각을 해보며 앉는 자리라
행복할 수 있으리란 생각을 갖는다.

따불 서울
서울 따불

서지 않는 차를 붙잡듯이
우리는 가야할 곳에
있어야 할 곳에
두 배로 아파해야 한다.
그리고 사랑해야 할 자리를
잊지 말아야 하듯이
그대는 누구나 될 수 있고,
그대는 누구이어야 한다는 것 또한
잊을 수 있어야 한다.

오래 아주 오래
내가 살았더라면
나는 결코 범하지 않았으리라
그대를 그대를
섣부른 사랑을
껴안는 자세를
사랑하는 길을
이렇게가 아닌 다른 모양새로 잡았으리라

그대 오늘도 안녕하신가
바람이 차고
추위에 약한 그대는
오늘 안녕하신가
나는 그대를 생각하던
자리에 앉아
그대의 안녕을 묻는다.

삼겹살 냄새가 가시지 않고
그 자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채로
나는 그대를 꿈꾼다.
나는 그대를 새로 생각할 자리에 앉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