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처제의 문장
sihatogak
2016. 9. 2. 12:12
처제의 문장
월경 시작 후 14일째 체온 37도일 때 가능
불가능해 보이는 필체로
전생을 다해 빌고 있었다
서른일곱 해 끌고 온 헝겊 같은 몸에 달을 다 못 채운 첫아이는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나 보름을 못 넘겼다
멀쩡한 조카 일곱을 보고 시집가 쉬이 서운해 않던 그녀가 자기 부부만 덩그마니 남겨놓고 외식 갔다 달빛 밟으며 돌아온 가족들이 서운해 한밤에 백 리나 떨어진 자기 집으로 가버렸다기에 그 밤으로 내리 달려 간 뇌성마비장애 처제네 집
탁상용 달력에 7월부터 9월까지 빨간색으로 크게 써놓은 문장이 마른 땅에 지렁이처럼 10월로 기어 넘어가고 있었는데
음력 팔월 보름 오늘 날짜에 빨강 달무리가 비췄다
그녀의 이모작 파종날 밤
밤을 밀며 별똥별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