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오늘

sihatogak 2016. 9. 2. 12:07

오늘

 

 

 

 

 

 

먼 데를 보네

 

대추를 올리며 흘리던 눈물이 곶감처럼 천천히 말라

보러 올까

끝이 난 사람보다 끝에 가까운 나를

 

상 가득 죽은 것들을 올려놓고 살아야 할 날들에게 절을 해

내게 강 같은, 내게 샘솟는, 내게 바다 같던 네가

이마에 차고 무릎으로 쏟아져

 

네가 나를 볼 순 있을까

 

외운 이름을 지방에 새기듯

모르는 걸 알려고 하다가 뭘 알려고 하는지조차 모르게 되는 걸

사랑이라 새긴

 

오늘이 너무 멀어

 

사랑 때문에 죽어본 적 없지만 오늘이라고 사랑을 알 리 없지만

끝이 난 사랑보다 끝에 가까운 사랑이 멀어

 

네 입 안으로 밀어 넣던 말들을 꺼내

해진 사랑의 살가죽을 깁네

 

그럴 리 없지만 그걸 사랑이라고

저민 죽음이 가까스로 사랑을 저미네

 

끝이 난 사람이 끝에 가까운 사람을 볼 수 있다면

다 들어갈 수 있을까 그 먼 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