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如來

sihatogak 2014. 10. 8. 12:38

如來

 

 

 

 

 

오는 것 같다

약속하고 만나려고 오는 것 같다

如如*不二처럼 크고 높은 거 말고

저녁나절에만도 열댓 번 몸 달아 기다리던

보리알 같은 게

기다려도 오지 않던

계집 입에 든 보리알 같은 게

푸석한 민낯으로 오는 것 같다

계집 같은 입 같은 보리 같은 가볍고 좁고 통통한 게

탕아처럼 기웃거리며 思春처럼

거웃이 오듯 목소리가 오듯 오는 것 같다

오도가도 않는 白石의 갈매나무도 없이

거웃이 돋고 목소리가 낮아지도록 기다린

와도 버거울 온다던 이

갔는가 다녀갔는가

있도 없도 않고 오도 가도 않는

증조부가 주신 작고 낮은 ,

다녀갔는가

여자 입처럼

여자 아랫입처럼, 불경처럼

멀리 있는가

존나와 씨발의 빤쓰를 내리는 대신

꽃무늬 넥타이를 매는 오늘의 얼굴을 보고

왔다가 파계승처럼 가버렸는가

 

 

 

 

 

 

 

 

*如如 : 그대로 있음. 차별을 떠난, 있는 그대로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