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I am Tom

sihatogak 2014. 10. 8. 12:27

I am Tom

 

 

 

 

I am Tom

나는 톰이 아니고 철수

You are a girl

네가 소녀라면 나는 남자가 될래

 

아이 엠 어 보이 유 아 제인 난 남자 넌 영희

아이 엠 영희라고 말하면 나는 네 짝이 돼줄래

 

I am Tom 자리에 앉아 나는 전원을 끄고

너는 대본 없이 말을 움직여 제인이 돼서는

객석에 앉아 있는 날더러 박수를 치라는 거야

돈 내고 박수까지 쳐야하나

 

끝날 때까지 나가기 힘든 연극 왜 있잖아

박수 칠 때 조금씩 흘려보내는 욕지기처럼

어정쩡 미끄러져 네 짝이 될 수도 없는데

어처구니없이 톰이 무대 위에 나오는 거야

 

빌어먹을

무대 뒤가 안 보이듯 객석이 안보였으면 해

벽이 길이 될 수 있도록 더 어두웠으면 해

네가 안 보이면 나도 안 보였으면 하는 게

너를 대하는 철수의 계산법이야

 

배우보다 더 어색한 관객으로

I am Tom에서 나는 한 발자국도 못 움직이고

부끄럽다 해도 네게 얻을 게 있는 한

박수를 칠게 밖에서 한번 만나 영희

네가 제인이고 내가 톰이어도 난 괜찮아

 

극장 밖에서 이름 밖에서 한번 만나

우리 밖에서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