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세상에 없는 말

sihatogak 2011. 1. 3. 08:39

세상에 없는 말

 

 

 

그림을 그려 세상에 없는 유니콘으로 아이와 말을 해

 

말해 말해보라니까

다그치는 사람들

나, 나에 대해 마, 말을 해야 되는데,

 

자, 잘 모르겠다고, 그들이 궁금해 하는 나에 대해, 그들 앞에 놓여 있는 나의 기호와 선택과 판단에 대해, 마, 말을 해야 하는데, 유니콘처럼 그, 그릴 수가 없어, 뿌, 뿔도 마, 만져지지 않아, 말귀 알아듣는 사람들에게, 마, 말을 건넬 수가 없어

 

(사랑한다는 말 이전의 너를 사랑해)

근데 그건 세상에 없는 말 같아 세상에 있는 말이란 말은 죄다 발설되자마자 말귀를 닫아걸고 말들이 말들을 데리고 어디 먼 데로 가는가 봐

 

(말들의 무덤에 뿔이 많이 자랐다는데 지금 가보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