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률詩

마술생활탐구(마술 개작)

sihatogak 2011. 1. 3. 08:37

마술생활탐구

 

 

 

세 살배기 셋째 녀석 못 보던 통 들고 오다 넘어져요

뚜껑 열리고 십 원짜리 마구 쏟아져 구르다 누워요

두 살 터울의 둘째 녀석 마술 부려 달래요

너스레 떨며 동전 귀에 넣었다가 입으로 꺼내요

녀석들의 와와 또또에 힘입어

입으로 코로 넣었다가 눈으로 귀로 꺼내요

눈으로 두 개 코로 세 개 주문이 복잡해요

가진 술수 바닥 드러나기 전

동전 세우기로 돌리기로 굴리기로 메뉴를 늘려요

그마저도 도미노에서 바닥 드러나요

녀석들 아쉬워해요

메뉴를 다시 돌리고 굴려요

녀석들처럼 흠뻑 마술에 걸리지 못하고

1970을 세우고 1989를 굴리며 2000을 돌리다가

무심히 올해 나온 동전 찾는데 없어요

빠진 연도가 많은데 어디 갔나요

어디에 서서 구르고 돌다가 어디로 사라지나요

마술에서 풀려난 첫째 녀석 엄마와 옆방에서

입학준비에 문 닫아걸고 셈공부로 바빠요

마술처럼 사라진 나날들은

얼굴에 난 어느 구멍으로도 나오질 않아요

더하고 빼는 옆방의 짜증 섞인 볼륨 높아만 가는데

어느새 동생들 사이에 첫째 녀석 앉아 있어요

짜잔~ 오늘의 메인 메뉴 순간이동이에요